출국 당일 보안검색대 앞에서 캐리어를 다시 여는 사람을 보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화장품 샘플을 몇 개 더 챙기려다 개별 용량을 확인하지 않았거나, 보조배터리를 위탁 캐리어 안에 넣어 부쳤다가 검색 요원에게 다시 꺼내라는 안내를 받는 경우입니다. 문제는 이런 규정이 매번 똑같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액체류는 국제선과 국내선의 기준이 다르고, 보조배터리는 2026년 들어 반입 개수와 용량 기준이 다시 한번 바뀌었으며, 위탁수하물 무게는 항공사와 좌석 등급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예전에 다녀온 경험만 믿고 짐을 싸면 정작 게이트 앞에서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인천국제공항과 국토교통부, 항공사의 공식 안내를 기준으로 액체류, 보조배터리, 수하물 무게 규정을 최신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캐리어 앞에서 멈칫하게 되는 순간들
가장 흔한 혼란은 스킨케어 제품과 보조배터리에서 시작됩니다. 여행용 소분 용기에 옮겨 담았다고 안심했는데 막상 저울에 올려보면 100ml를 살짝 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100ml 이하인데도 지퍼백에 넣지 않고 파우치에 담아 갔다가 다시 싸야 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보조배터리는 더 헷갈립니다. 캐리어를 부치기 직전에 리튬배터리는 위탁 금지라는 안내문을 처음 보고, 급하게 캐리어를 열어 기내용 가방으로 옮기는 승객을 공항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위탁수하물의 무게 제한을 킬로그램 단위까지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서, 카운터에서 저울에 올린 뒤에야 초과 요금을 알게 되는 일도 흔합니다.
이런 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규정이 한 곳에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액체류 기준은 공항 보안검색 규정이고, 보조배터리는 항공 안전 당국의 위험물 규정이며, 수하물 무게는 항공사 운송약관입니다. 서로 다른 기관이 각자의 기준으로 안내하다 보니, 여행자 입장에서는 출발 며칠 전에야 세 가지를 따로따로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깁니다. 특히 2026년에는 보조배터리 규정이 국제 기준 자체가 바뀌면서 예전에 알고 있던 상식이 더 이상 맞지 않게 된 부분도 있어, 최근 다녀온 적이 있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기준을 짐을 싸기 전에 미리 정리해 두면 보안검색대에서 짐을 다시 풀거나 공항 카운터에서 즉석으로 물건을 버리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제선과 국내선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위탁수하물에 넣을 수 있는 물건과 반드시 기내로 들고 타야 하는 물건이 나뉜다는 점만 구분해 두어도 대부분의 혼란은 해결됩니다.
액체·젤류 100ml 규정, 정확히 어떻게 적용되는지
인천국제공항 공식 안내에 따르면 액체·분무·겔류 제품을 기내에 들고 타려면 개별 용기 기준으로 100ml 이하여야 하며, 용기 안에 실제로 남은 내용물의 양과 무관하게 용기 자체의 표시 용량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즉 200ml 용기에 50ml만 남아 있어도 이 용기는 100ml 초과 용기로 분류되어 기내에 들고 탈 수 없습니다. 이렇게 개별 용기 기준을 통과한 제품들은 가로세로 20.5cm×20.5cm 또는 15cm×25cm 크기의 투명 지퍼백에 담아 완전히 닫은 상태로 소지해야 하며, 이 지퍼백은 1인당 1L 용량, 1개까지만 허용됩니다. 여러 개의 소용량 화장품을 챙기더라도 지퍼백 한 개 안에 다 들어가지 않으면 나머지는 결국 위탁수하물로 보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기준은 국제선 출발편에 적용되는 규정이며, 인천공항 안내에 따르면 국내선 구간에는 별도의 액체류 용량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국내선에서 출발해 국제선으로 환승하는 일정이라면 국제선 보안검색 기준이 다시 적용되므로, 환승 공항에서 재검색을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제선 기준에 맞춰 짐을 싸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위탁수하물에 넣는 액체류는 용량 제한 자체가 없어서, 100ml를 넘는 스킨케어 제품이나 큰 용량의 세면용품은 기내로 들고 타기보다 위탁 캐리어에 넣는 편이 훨씬 간단합니다.
면세점에서 구매한 액체류 제품은 예외적으로 다룹니다. 인천공항 안내에 따르면 면세품을 봉인이 가능한 액체류 면세품 전용봉투에 넣고 최종 목적지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까지 봉투를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면 용량과 관계없이 반입이 가능합니다. 다만 환승 과정에서 다른 나라의 보안검색을 다시 거치면 전용봉투 규정이 인정되지 않아 압수되는 사례도 있으므로, 면세품을 많이 구매했다면 환승 여부와 환승국의 정책을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조배터리, 왜 위탁수하물에는 넣을 수 없는지
액체류와 달리 보조배터리는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인천국제공항 공식 안내에 따르면 보조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내장한 제품이라는 이유로 위탁수하물로는 반입이 전혀 불가능하며, 반드시 기내 휴대수하물로만 소지할 수 있습니다. 화물칸은 기내보다 온도 변화가 크고 문제가 생겼을 때 승무원이 즉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는 객실 안에만 두도록 하는 것입니다. 노트북이나 카메라처럼 배터리가 내장된 다른 전자기기도 같은 이유로 위탁수하물보다는 기내 휴대를 권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량 기준은 와트시(Wh) 단위로 계산합니다. Wh는 배터리 용량(mAh)에 전압(V)을 곱해 1,000으로 나눈 값이며, 시중 보조배터리 대부분이 3.7V를 기준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20,000mAh 제품은 약 74Wh 수준입니다. 국토교통부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안한 보조배터리 안전기준이 2026년 3월 27일 ICAO 이사회 승인을 거쳐 국제기준으로 확정되면서, 같은 해 4월 20일부터 국내외 항공편에 적용되는 반입 기준이 다시 정리되었습니다. 이전에는 100Wh 이하 보조배터리를 1인당 최대 5개까지 반입할 수 있었지만, 개정된 기준으로는 160Wh(약 43,000mAh) 이하 보조배터리만 1인당 최대 2개까지 반입이 가능합니다. 100Wh를 초과하고 160Wh 이하인 제품은 항공사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160Wh를 넘는 제품은 일반 승객이 반입할 수 없습니다.
2026년 4월 20일 규정 개정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사용 자체를 막았다는 점입니다. 정책브리핑을 통해 공개된 국토교통부 안내에 따르면 개정 이후에는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는 물론, 보조배터리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다른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행위까지 기내에서 전면 금지됩니다. 또한 합선을 막는 단락 방지 조치, 즉 배터리 단자를 절연테이프로 감싸거나 개별 파우치에 보관하는 등의 조치가 되어 있어야 반입이 인정되며, 기내 좌석 위 선반에 보관하는 것도 금지되어 몸에 소지하거나 좌석 앞주머니에 넣어 두어야 합니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는 이스타항공이 2025년 10월부터 국제 기준 확정에 앞서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자체적으로 금지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개정된 국제기준이 확정되면서 다른 항공사들도 순차적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됐는데 — 자주 겪는 오해와 역효과
가장 흔한 오해는 이전에 여행했던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입니다. 몇 해 전만 해도 100Wh 이하 보조배터리는 개수 제한 없이 가까운 5개까지 들고 탈 수 있었지만, 2026년 4월 20일 이후로는 160Wh 이하라도 2개를 넘으면 반입이 거부됩니다. 여행 중 여러 대의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하기 위해 보조배터리를 서너 개씩 챙기던 습관이 있다면, 출발 전에 반드시 개수를 다시 세어 보아야 합니다. 초과분은 위탁수하물로 옮길 수도 없으므로, 결국 공항에서 폐기하거나 동행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오해는 충전만 하지 않으면 사용은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개정된 기준은 보조배터리로 다른 기기를 충전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비행 중 스마트폰 배터리가 부족해 보조배터리를 연결하는 흔한 행동도 규정 위반에 해당합니다. 장거리 비행에서 영화를 보거나 사진을 정리하려고 태블릿을 충전하는 습관이 있다면, 좌석에 내장된 USB 전원 포트를 이용하거나 탑승 전에 미리 완충해 두는 방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세 번째로, 보조배터리가 왜 이렇게 엄격하게 관리되는지 의아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리튬이온 보조배터리 12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4개 제품(33.3%)에서 과충전을 막는 보호회로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보호회로가 손상된 제품은 정상적으로 충전해도 과충전 상태에 빠져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조사 결과는 보조배터리 개수를 줄이고 기내 충전을 금지하는 조치가 막연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실제로 확인된 제품 결함과 사고 위험을 근거로 한 조치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오래되었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저가 보조배터리일수록 이런 위험이 클 수 있으므로, 여행용으로는 정식 인증을 받은 제품을 새로 구입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위탁수하물과 기내수하물, 무게 기준은 이렇게 다릅니다
액체류와 보조배터리가 정리되었다면 남은 것은 무게입니다. 위탁수하물과 기내 휴대수하물은 항공사와 좌석 등급, 노선에 따라 허용 무게가 다르게 책정됩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국제선 일반석(이코노미) 기준으로 대부분의 노선에서 무료 위탁수하물은 1개, 23kg 이하이며, 미주 노선(브라질 제외)에서는 2개까지 23kg 이하로 부칠 수 있습니다. 수하물의 크기는 손잡이와 바퀴를 포함해 가로·세로·높이 세 변의 합이 158cm 이내여야 합니다.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은 이와 결이 달라서, 기본 운임에는 위탁수하물이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사전 구매나 현장 발권을 통해 무게 구간별로 수하물을 추가하는 방식을 취하며, 추가 구매 시 위탁수하물 1개의 무게는 최대 32kg까지 허용됩니다.
기내 휴대수하물 역시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크기는 세 변의 합 115cm 안팎(예: 55cm×40cm×20cm)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고, 무게는 항공사에 따라 10~12kg 사이로 제한됩니다. 저비용항공사는 상대적으로 엄격해 10kg을 넘기면 반입이 거부될 수 있는 반면, 일부 대형 항공사는 12kg까지 허용하기도 합니다. 노트북 가방이나 크로스백처럼 추가로 소지할 수 있는 개인용품의 기준도 항공사마다 달라서, 여행 전 반드시 이용하는 항공사의 공식 안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래 표는 조사한 기준을 좌석·항공사 유형별로 비교한 것입니다.
| 구분 | 대형 항공사(FSC) 국제선 이코노미 | 저비용항공사(LCC) 예시 |
|---|---|---|
| 위탁수하물 개수·무게 | 대부분 1개 23kg 이하(미주 노선은 2개 23kg 이하) | 기본 운임 미포함, 구매 시 최대 32kg까지 가능 |
| 위탁수하물 크기 | 세 변의 합 158cm 이내 | 항공사별 상이, 예약 시 별도 확인 필요 |
| 기내 휴대수하물 무게 | 항공사별 10~12kg | 10kg 이내로 더 엄격한 경우 많음 |
| 기내 휴대수하물 크기 | 세 변의 합 115cm 안팎(예: 55×40×20cm) | 대형 항공사와 유사하거나 더 작음 |
표에서 보듯 같은 이코노미석이라도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위탁수하물 정책은 무료 포함 여부부터 다릅니다.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위탁수하물이 기본 운임에 포함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출발 전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해 공항 현장 구매보다 저렴하게 처리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실제로 짐을 쌀 때 확인할 순서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짐 싸는 순서로 다시 배치하면, 먼저 액체·젤류 제품을 개별 용기 100ml 이하로 소분하고 1L 지퍼백 하나에 다 들어가는지 확인합니다. 지퍼백에 다 담기지 않는 대용량 제품은 처음부터 위탁 캐리어에 넣어 버리는 편이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국내선만 이용한다면 이 과정을 생략할 수 있지만, 국제선 환승이 포함된 일정이라면 국제선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음으로 보조배터리와 배터리 내장 전자기기를 모두 기내용 가방으로 옮기고, 보유한 보조배터리의 Wh를 확인해 160Wh를 넘는 제품이 있는지, 개수가 2개를 넘지 않는지 점검합니다. 단자가 다른 금속과 닿아 합선되지 않도록 절연테이프를 감거나 개별 파우치에 넣어 단락 방지 조치를 해 두고, 탑승 후에는 선반이 아니라 좌석 앞주머니나 몸에 소지하는 위치에 두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용하는 항공사의 위탁·기내 수하물 무게 기준을 예약 확인서나 공식 웹사이트에서 다시 확인하고, 캐리어를 집에서 미리 저울에 올려 초과 여부를 점검합니다. 초과가 예상된다면 공항에서 즉석으로 옷가지를 버리기보다 출발 전 온라인으로 추가 수하물을 구매하거나 짐을 재배치하는 편이 비용과 시간 모두를 아끼는 방법입니다. 이 세 가지, 즉 액체류 소분과 지퍼백, 보조배터리 개수·용량·보관 위치, 수하물 무게를 출발 전날 한 번에 점검해 두면 보안검색대와 체크인 카운터에서 예상 밖의 지연을 겪을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액체류를 여러 개의 작은 용기에 나눠 담으면 100ml가 넘는 제품도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나요?
아닙니다. 인천공항 안내 기준으로 100ml 이하 여부는 용기 자체의 표시 용량으로 판단하며, 100ml가 넘는 용기는 안에 내용물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와 관계없이 기내 반입이 불가능합니다. 100ml를 넘는 제품은 위탁수하물로 부쳐야 합니다.
Q. 보조배터리를 캐리어에 넣어 위탁수하물로 부쳐도 되나요?
안 됩니다. 보조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위탁수하물로는 반입이 금지되어 있으며, 반드시 기내 휴대수하물로만 소지해야 합니다. 위탁 캐리어에 넣었다가 체크인 과정에서 다시 꺼내야 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짐을 싸는 단계에서부터 구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2026년 4월 20일 이후 보조배터리는 몇 개까지, 어떤 용량까지 가지고 탈 수 있나요?
국토교통부가 제안하고 ICAO 이사회가 승인한 국제기준에 따라 160Wh 이하 보조배터리를 1인당 최대 2개까지 반입할 수 있습니다. 100Wh 초과 160Wh 이하 제품은 항공사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며, 160Wh를 넘는 제품은 일반 승객이 반입할 수 없습니다.
Q. 비행 중 보조배터리로 스마트폰을 충전해도 되나요?
안 됩니다. 개정된 기준에서는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뿐 아니라 보조배터리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다른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행위도 기내에서 전면 금지됩니다. 충전이 필요하다면 좌석에 내장된 전원 포트를 이용해야 합니다.
Q. 위탁수하물 무게를 초과하면 어떻게 되나요?
항공사마다 초과 요금 기준이 다르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위탁수하물이 정해진 무게 구간을 넘으면 구간별로 추가 요금이 부과됩니다. 출발 전 캐리어 무게를 미리 저울로 확인하고, 초과가 예상되면 온라인으로 미리 추가 수하물을 구매하는 편이 공항 현장 구매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 공식 여행정보(비자·안전)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 공식 관광
- 한국소비자원 · 소비자 정보
정보 기준일: 2026-08-30 · 영업시간·요금·운행은 변동될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정보를 확인하세요.